인상깊은/소설

좀비

파선생 2019. 8. 27. 13:35



제목

좀비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




어느 백인 30대 남성의 1인칭 시점에서 써내려간 이 소설은 확실히 특이하다. 

죄없는 사람들을 죽여나가며 시체의 일부를 보관하고 관찰한다.

그리고 그로 인해 발기하며 성적 흥분을 느끼는 주인공.

하지만 우리 사회에 흔히 볼 수 있는 인생을 살아가는 이면을 갖는다. 

왜 박찬욱 감독이 이 소설을 추천 했을까.

자극적인 소재와 서술 기법을 갖고 있지만 사실 난 사실적인 묘사나 스릴러 적인 부분은 

많이 느끼지 못해서 

생각보다 별로였다. 

시점에 대한 이해도도 내가 떨어져서 그런 것인지 

이입에 조금 어려움을 느꼈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오싹하거나 특이하다고, 아니 신기하다고 느꼈던 지점은

예를 들어 살인을 저질른 뒤 목구멍에서 꿀럭꿀럭 뿜어나오는 피, 벽에 뿌려지는 선혈, 칼에 붙은 살점 등 

시각적 이미지의 묘사 보다는 

눈 앞의 죽은, 혹은 죽어가는 피해자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살인자의 감정과 정서를 묘사하고 있다는 것. 

그것도 주인공으로...


절대적인 공포나 읽고난 다음 오는 후유증은 없었다. 

다만 자꾸 신기하게도 내가 주인공 연쇄살인마 쿠엔틴을 이해하려 하거나 호기심을 갖게되는 

희한한 불쾌감이 든다. 


마치 마인드 헌터에서 홀드 요원이 에드 캠퍼 인터뷰 끝에 포옹 후 공감할 뻔한 감정을 부정하면서 

공황장애가 왔던 것처럼.


한 번 쯤 읽어볼 만한 책.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추천 만으로 손에서 놓지 않고 읽을 만한 책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미국 최고의 공포 소설에 주어지는 브램 스토커상을 수상한 작품이니,

그 나름으로도 호러 소설로서는 미덕이 있는 책이라 여겨짐.


ps- 이 책을 읽기 전 읽었던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 도 간헐적으로 생각났다.

아마 이 책이 뭔가 어느 부분으로써 레퍼런스로 활용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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